가능성의 씨앗이 자라도록, JUMP
누구에게나 가능성의 씨앗이 있지만 그것을 온전히 꽃피울 수 있는 환경이 모두에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 운동선수에게 환경은 때로 더욱 가혹하다. 실제로 장애인은 체육 분야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기량을 펼칠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년 국민생활체육조사와 장애인 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전 국민의 생활체육 참여율이 62.9%인 반면 장애인은 34.8%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처럼 체육을 접할 기회가 적은 현실 속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지 못한 채 지나치기도 한다.
재능과 잠재력을 발견하더라도 적절한 훈련 환경과 지원이 부족해 역량을 충분히 펼치지 못하거나 자립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 장애인 체육용품의 높은 비용과 부족한 훈련 인프라로 인해 전문 선수로의 성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발달장애인 운동선수 지원사업JUMP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발달장애인 운동선수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장애인 체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밀알복지재단은 KB국민카드의 후원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2014년부터 지금까지 JUMP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저소득·다문화·한부모·조손가정 등 취약계층에 속한 장애인 운동선수들은 경제적 부담으로 충분한 훈련 기회를 얻기 더 힘든 상황이다. 이에 JUMP는 훈련비와 전문 코칭을 지원함으로써 선수들이 경제적 부담을 덜고 훈련에 집중해 우수한 경기 성과를 거두는 전문 운동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JUMP와 도약하는 김학준 선수를 만나다
경기도장애인생활체육대회에서 수상한 김학준 선수의 모습. 김학준 선수 제공
자폐성 장애를 가진 육상 경력 10년차 김학준 선수는 JUMP라는 든든한 발판을 만나 큰 힘을 얻었다고 전했다. 그는 2016년 경기도장애인체육회의 영재 발굴 프로그램을 통해 육상을 시작해 현재 장애인 필드 포환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2025년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거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김학준 선수는 JUMP 사업의 지원이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했다. 사업에 선정되기 이전에는 훈련비와 장비비 부담으로 인해 종목 전환과 선수 생활 지속 여부까지 고민했다. 그러나 JUMP를 통해 30~40만 원에 이르는 투척화와 포환 등 필요한 용품을 마련하면서 보다 안정적으로 훈련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경제적인 변화는 일상으로도 이어졌다. 이전에는 수원시장애인체육회의 직장고용연계를 통해 받는 급여 중 상당 부분을 훈련비로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JUMP의 지원 이후에는 급여를 저축하거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데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비용 부담의 경감과 생활환경의 개선이 온전한 집중과 정서적 자립으로 이어져 성적 향상과 자신감 증진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기자단이 인터뷰를 진행하는 모습
김학준 선수에게 JUMP는 경제적 지원 이상의 의미였다.
그는 사업에 선정되었을 당시 “나를 믿고 응원해주는 분들이 계신다는 생각에 큰 힘을 얻었다”며 “사업을 통해 경제적 도움뿐 아니라 선수로서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과 자존감까지 얻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 선수의 올해 목표는 현재 기록인 10m 40cm를 12m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나중에는 2028년 LA 패럴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하고, 선수생활 이후에는 자신과 같은 선수들을 가르칠 수 있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훈련중인 김학준 선수의 모습
하나의 씨앗이 자라나 다시 씨앗을 뿌리기까지
JUMP를 통해 많은 선수들이 훈련을 이어 나가고 있지만 어려움이 모두 해소된 것은 아니다. 장애인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는 공간, 운동을 통해 생계를 실현할 수 있는 제도적 인프라 등이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장애인들의 권리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이다.
JUMP 사업 담당자인 밀알복지재단 강연구 간사는 “특히 발달장애인 선수의 경우 성인이 된 이후 지속적으로 참가할 수 있는 대회와 훈련 기회가 충분하지 않아 선수 활동을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며 “연령과 관계없이 꾸준히 운동을 지속하고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대회와 지원 체계가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강 간사는 JUMP 사업을 통해 우리 사회에 ‘자립’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장애인 운동선수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충분히 펼치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여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나아가 장애인의 사회 참여를 확대하고 사회적 통합과 포용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밀알복지재단의 JUMP사업에 대해 수원시장애인체육회 임선오 사무국장은 공공과 민간이 각자의 강점을 결합한 민관협력 사례로 평가했다. 공공 예산은 투명성과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선수마다 다른 필요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렵지만, JUMP와 같은 민간 지원사업이 이러한 공공 지원의 빈틈을 보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임 사무국장은 “장애인 스포츠는 더 이상 특별한 사람들만의 체육이 아니다”라며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이며, 선수들에게는 꿈과 도전의 무대이자 지역사회의 자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애인이 언제 어디서나 운동할 수 있도록 체육 인프라와 생활체육 기회를 확대하고, 장애인 체육이 지역사회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김학준 선수는 자신을 응원하는 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다짐을 전했다.
“보내주신 소중한 후원은 제 꿈을 향한 단단한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2028년 LA 패럴림픽이라는 목표를 향해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던지겠습니다.”
포환을 던지는 김학준 선수의 모습
모두의 작은 관심이 모일 때, 가능성이라는 씨앗은 비로소 싹을 틔울 수 있다. 장애인 선수들의 재능이 열악한 현실 앞에 시들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꾸준한 관심과 지원을 보탤 때 이들은 자신의 가능성을 펼치고 결실을 맺을 수 있다. JUMP가 전한 작은 관심과 지원이 또 다른 가능성을 키우고,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