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매거진

크리스마스, 라이베리아의 밤을 밝힌 라이팅칠드런 태양광랜턴
2025.12.22

오늘은 일 년 중 가장 반짝이는 날,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거리는 온통 화려한 트리와 눈부신 조명들로 가득하지만, 지구 반대편 어딘가에는 해가 지는 것이 두려운 아이들이 있습니다.


전기 한 줄기조차 닿지 않아 밤이 되면 모든 일상이 멈춰버리는 곳.

어둠 속에서 뱀과 전갈의 위협을 견뎌야 하는 라이베리아 아이들에게 ‘빛’이란 무엇보다 간절하고 소중한 존재입니다.


밀알복지재단은 2012년부터 '라이팅칠드런(Lighting Children)' 캠페인을 통해 에너지 빈곤 국가에 후원자님들이 직접 조립한 태양광랜턴을 전달해왔습니다.

2025년 올 한 해 동안 미얀마, 인도네시아, 탄자니아, 필리핀 세부, 차드, 라이베리아 총 6개국에 9,600개의 태양광랜턴이 전해졌습니다.

그중에서도 이번 4분기에는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의 14개 마을과 6개 학교에 2,000개의 랜턴이 전달되어, 빛이 닿지 않던 마을의 밤을 환하게 밝혔습니다.




2025 라이베리아 태양광랜턴 전달사업


어둠이 일상이 된 나라, 라이베리아

라이베리아는 국민의 약 40%가 14세 이하 아동인 나라로, 사회 전반의 어려움이 아이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래된 내전으로 경제 기반이 극도로 낙후된 최빈국에 속하는 라이베리아는 전력 인프라(발전소, 송배전망 등)가 심하게 파괴되어 재건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현재 수도인 몬로비아조차 전기 공급률이 20% 미만에 머물러 있으며, 대부분의 농촌 지역은 전력망 자체가 연결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대부분의 가정은 건전지형 랜턴이나 휴대전화 불빛에 의존해 밤을 보내고 있으며, 아이들이 마음 놓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개인용 조명을 보유한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태양광랜턴을 통해 공부하는 아이들


해가 지면 멈추는 마을의 시간


전기가 없는 라이베리아의 밤은 주민들에게 휴식이 아닌 두려움의 시간입니다.

일몰 이후에는 가로등이 없어 야간 보행이 위험해지고 외부 활동은 극히 제한됩니다.


라이베리아 마르기비(Margibi) 카운티의 한 마을은 전력 설비가 전혀 없어 해가 지면 자연스레 모든 활동이 멈춥니다

특히 어린아이를 둔 가정에서는 밤에 아이가 아플 때에도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워 보호자의 불안이 큽니다.

어렵게 충전한 휴대전화 불빛이 유일한 빛이 되지만, 이마저도 충전을 위해 낮에 1시간을 걸어 이동해야 합니다.

이들에게는 일상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빛이 절실했습니다.



일몰 이후, 가로등 없는 거리를 걷고 있는 주민들 (출처:Firefly)



‘솔라미’ 랜턴, 어둠을 깨우다


밀알복지재단은 라이베리아 이웃들의 밤을 밝히기 위해, 태양광랜턴 ‘솔라미(Solarmi)’를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솔라미’는 태양을 의미하는 라틴어 sol과, 친구를 뜻하는 ami가 결합된 이름으로, 에너지 빈곤국가 아동들에게 태양의 빛을 전하는 친구가 되어주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라이베리아에 전달된 태양광랜턴 ‘솔라미’



솔라미는 햇빛으로 충전하는 휴대용 태양광랜턴으로, 6시간 충전 시 최대 12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최대 10년간 사용이 가능합니다.

밀알복지재단은 후원자분들이 직접 정성스럽게 만들어주신 2,000개의 랜턴을 라이베리아 마르기비(Margibi), 몬트세라도(Montserrado), 봉(Bong) 카운티의 14개 마을과 6개 학교에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14개의 마을, 6개 학교에 전달된 태양광랜턴


불빛 아래 다시 시작된 일상과 웃음


태양광랜턴이 보급된 이후 마을의 풍경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가정 내에서는 일몰 이후에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되었고, 어둠 속에서 막막했던 영유아 돌봄도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아이들은 각자 사용할 수 있는 랜턴을 갖게 되면서 저녁 시간에 숙제나 복습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농사일을 마치고 돌아온 부모님에게 낮에 배운 내용을 직접 보여주는 등 가족 간의 교류도 활발해졌습니다.



태양광랜턴을 충전하는 아이들



아침이 되면 아이들이 학교에 간 사이, 마당에는 줄지어 놓인 랜턴들이 햇빛을 받으며 충전됩니다.

혹여나 소중한 친구인 ‘솔라미’ 랜턴이 사라질까 충전 중에는 랜턴 주위에 앉아 곁을 지키는 가족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이처럼 태양광랜턴에서 나오는 불빛은 단순한 조명이 아닌 희망의 불씨가 되었습니다.



마당에서 충전되는 태양광랜턴 앞을 지키는 라이베리아 아동들



오늘의 빛으로 이어질 따뜻한 내일


전기가 전혀 공급되지 않는 환경 속에서,

태양광랜턴은아이들이 배우고 가족이 함께 시간을 나누며

마을이 보다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크리스마스의 환한 불빛처럼 라이베리아 아이들의 밤에도 작은 빛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후원자님이 보내주신 1개의 랜턴은한 아이의 밤을 최대 10년 동안 지켜줍니다.


작은 빛이 이어져 더 큰 희망으로 자라나도록, 아이들의 밤을 지키는 든든한 ‘빛의 친구’가 되어주세요.

밀알복지재단은 앞으로도 어둠 속에 놓인 이웃들의 곁에서 희망의 빛이 되어 함께하겠습니다.



글: 국제사업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