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매거진

‘기억의 시작은 그림이었다’ 발달장애 청소년 26명의 이야기를 담은 제11회 ‘봄’ 전시회
2025.09.17

 

서울 회현동 모두미술공간에서 ‘봄(Seeing&Spring)’의 제11회 전시회가 막을 올렸다.

9월 9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발달장애 청소년 작가 26명이 참여해, 약 100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2014년부터 시작된 ‘봄(Seeing&Spring)’KB국민카드가 후원하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원하며, 밀알복지재단이 주관하는 미술교육 지원 프로젝트다. 미술에 재능이 있는 발달장애 아동·청소년을 선발해 1년간 예술 수업을 진행하고, 그 결과물을 전시를 통해 세상과 나눈다. 매년 가을 열리는 정기 전시는 작가로서 첫 발을 내딛는 무대이자, 세상과 연결되는 시작점이다.



(좌)’기억의 시작은 그림이었다’ 포스터 / (우)전시 현장


봄, 그리고 그림으로 세상과 이어지다

올해 전시의 주제는 ‘기억의 시작은 그림이었다’.

작가들은 말보다 먼저 떠오른 감정, 마음에 남아 있던 장면, 오래 간직해온 기억들을 그림으로 꺼내 놓았다. 좋아했던 풍경, 특별했던 하루, 지나간 어떤 순간들이 그림 위에 펼쳐진다.


100평 남짓한 전시장엔 각자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들이 천천히 걸음을 멈추게 한다.

화려하진 않아도, 그 속에 담긴 감정진심은 오래 머문다. 이 그림들은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1년 동안의 시간, 배움, 고민, 성장의 흔적이자 자신을 표현하고 세상에 건네는 첫 목소리다.



‘기억의 시작은 그림이었다’ 전시 전경



특별한 시작, 음악으로 열다

전시의 첫날, 그림보다 먼저 전시장 공간을 채운 것은 음악이었다.

KB국민카드의 신규 음악교육 지원사업 ‘알레그로(AlleGrow)’ 단원들이 현악 5중주로 오프닝 무대를 열었다.


‘알레그로(AlleGrow)’는 음악에 재능 있는 발달장애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전문 음악교육 프로그램으로, ‘봄’과 마찬가지로 예술을 통해 성장과 표현을 지원한다. 잔잔한 선율과 함께 시작된 전시는 그림과 음악이 어우러지며 더욱 깊은 감정을 관객에게 전했다.


발달장애 청소년 음악교육 지원사업 '알레그로(Allegrow)' 단원들의 연주



그림 앞에 멈춰 선 마음들

전시장에 들어서면, 처음 세상의 빛을 본 작품부터 깊은 이야기를 품은 그림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시선을 붙잡는다. 

좋아했던 장면, 평범하지만 특별했던 하루, 문득 떠오른 기억들까지 작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감정을 그려냈다. 선명한 색감, 자유로운 선, 조심스러운 붓질 속에는 작가의 시선과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그림들은 설명보다 먼저 마음을 건넨다. 보는 이는 작가의 시선을 따라 걷고, 그 감정에 천천히 물든다.



(좌)남윤서호_남윤서 作 /

(우)네가 와서 좋아! 모든 게 특별해졌어! 오원찬 作



그림을 더 가까이, 감상에서 체험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일은 곧,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는 일이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기성 작가들의 전시인 줄 알았는데, 발달장애를 가진 아동들의 전시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그림에 담긴 표현력과 감각이 놀랍고, 마음을 울리는 감동을 준다”며 감탄을 전했다.


전시장 한쪽에는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부스도 마련됐다.

‘엽서 컬러링’‘나만의 아트키링 만들기’는 작가의 그림을 손으로 만지고, 나만의 방식으로 완성해보는 참여형 프로그램이다.

감상에서 체험으로 확장되는 이 흐름은, 전시를 더 오래 기억하게 만든다.


‘기억의 시작은 그림이었다’ 전시장에 찾은 관객



그림으로 전하는 이야기, 함께 느껴주세요

‘봄’ 전시회에 참여한 청소년 작가들에게 그림은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한 언어다. 

스스로의 이야기를 꺼내고, 감정을 표현하며, 세상과 연결되는 방법이다. 이번 전시는 그들이 그림으로 말을 건네고, 관람객이 그것을 받아들이는 소통의 공간이다.

밀알복지재단과 KB국민카드는 앞으로도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예술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자신만의 속도로 사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봄’ 프로젝트 사업을 지속하며 교육과 전시 기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발달장애 청소년 미술교육 지원사업 ‘봄(Seeing&Spring)



전시는 9월 18일까지, 서울 회현동 모두미술공간에서 계속된다.

작가들이 꺼내 놓은 기억과 감정이 관람객의 시선과 감상에 닿기를.

그리고 이 전시가 참여 청소년들에게는 창작자로서 첫걸음을 내딛는 경험이 되기를 세상과는 따듯하게 연결되는 작은 시작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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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밀알복지재단 밀알문화예술센터 김재윤

편집: 밀알복지재단 커뮤니케이션실 조예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