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세부 막탄섬, 활기 넘치는 시장 바로 옆에 자리한 '파그라움 스파(Paglaum Spa)'
여행객과 현지 주민 모두 즐겨 찾는 파그라움 스파에는 비밀이 하나 숨겨져 있습니다.
스파의 테라피스트 모두 '파그라움'이라는 단어 하나로 연결된 끈끈한 스파라는 점인데요.
‘파그라움’이 어떤 의미인지, 직접 만나 알아볼까요?
특별한 테라피스트 다니엘과 마리떼스를 소개합니다!

마리떼스와 다니엘
시력 대신 '손끝의 감각'으로 희망을 느끼는 다니엘

파그라움 스파 테라피스트 '다니엘'
파그라움 스파의 대표, 다니엘 에스프라(Daniel Espra)는 한쪽 눈에만 의지해야 하는 부분 시각 장애인입니다. 생계를 위해 눈에 무리가 가는 일을 하면서도 '언젠가 남은 시력마저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싸워야 했죠. 남은 시력을 지키며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그에게 밀알복지재단의 직업재활센터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손 끝의 감각을 활용한 마사지야말로 그가 갈망하던 전문 분야임을 확신한 다니엘은, 근육과 뼈, 통증 부위를 손의 감각만으로 익혀나가는 여러 훈련들을 거쳤습니다. 그는 장애를 핑계 삼지 않고 오히려 명품 기술력으로 승화시켰습니다, 덕분에 입증된 실력으로 마사지숍에서 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이 파그라움 스파는 아니었죠.

다니엘(중앙)과 직업재활센터 동기들
파그라움 스파는 직업재활센터 동기들과의 연말 모임에서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직업재활센터에서 창업까지 지원하고 있는 소식을 듣게 된 다니엘과 동기들은 다 함께 '파그라움'을 빚어보기로 했습니다. 모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니엘은 장소 물색부터 사업을 위한 전반적인 준비를 도맡으며 현재까지 동기들을 대표해 '파그라움 스파'를 이끌고 있습니다.
“
대표와 직원'이 아닌 '모두가 주인'으로서 함께 위기를 극복하는,
튼튼한 파그라움 스파를 만드는 것이 지금의 목표입니다.
”
가족의 미래를 위해 '희망'을 움켜쥔 마리떼스 
파그라움 스파 테라피스트 '마리떼스'
마리떼스(Marites Lazaga)는 장애가 있는 형제와 자녀 등 일곱 식구의 생계를 홀로 책임져야 했습니다.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아르바이트와 소분 판매 수입으로 가족을 책임졌던 그녀는 가족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겠다는 일념으로 직업 훈련에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직업 훈련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법학 공부를 이어가는 장애인 남동생의 등교를 도와줘야 했던 마리떼스는 잠까지 줄여가며 공부했지만 스스로 가장 실력이 없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계속해서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의심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마리떼스는 '이 기회를 반드시 잡겠다'는 강한 투지로 버텼습니다. 그리고 결국 '파그라움 스파'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냅니다.

마리떼스와 그녀의 동생들
'완벽하지 않더라도 괜찮아. 창업을 해보는 것 어때?' 직업훈련을 받으며 앞으로의 길을 고민하던 마리떼스는 남동생의 권유에 힘입어 가장 먼저 용기를 냈습니다. 밀알복지재단에 스파 창업의 의지를 알리며 동기들의 도움을 받아 사업 계획서를 직접 완성했고 다니엘과 함께 사업 초기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마리떼스와 '파그라움'의 새로운 시작이었죠.
“
수입이 너무 적고 불안했던 교육 이전의 삶과 비교하면,
지금 매일이 감사하고 행복한 순간입니다.
”
'파글라움 스파', 파그라움의 의미

파그라움 스파의 직원들
'파그라움'의 의미, 모두 눈치채셨나요?
파그라움(Paglaum)은 필리핀 세부어로 '희망'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밀알복지재단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원하는 '필리핀 세부 장애인 및 여성보호자 직업역량강화를 통한 사회참여 증진 사업'으로 지난 3년간 총 117명의 지역 장애인과 여성 보호자를 지원했습니다. 사업으로 마련된 직업재활센터를 통해 다양한 직군의 '파그라움'을 만들어 낸 것이죠.
그중 다니엘, 마리떼스를 포함한 17명의 직업재활센터 동기가 함께 만들어 낸 '파그라움 스파'는 더욱 특별한 희망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사회에 남아있는 장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그리고 불안정한 생계를 뛰어넘어 현재 월 10만 페소(약 250만 원)의 수입을 안정적으로 올리며 성공적으로 스파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밀알이 함께 꿈꾸는 '파그라움'

마리떼스와 다니엘
훈련 동안 저는 장애가 방해가 되지 않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여전히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정말 느꼈습니다.
다니엘 (Daniel Espra)
직업재활센터를 통해 저는 수어에 대해 많이 배우는 등, 장애인을 대하는 법과 장애인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음을 깨달았습니다.
마리떼스(Marites Lazaga)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다니엘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음을 깨닫게 된 마리떼스.
밀알이 꿈꾸는 '파그라움'은 안정된 생활, 행복한 삶을 넘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앞으로도 두 사람의 희망과 함께 밀알복지재단의 희망도 이어질 수 있도록 ‘파그라움 스파’를 기억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