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매거진

아이유X제휘 재능기부로 만들어진 밀알학교 ‘한 걸음’ 음원
2023.05.04

‘한 걸음’을 부르고 있는 밀알학교 선생님들 


가수 겸 작곡가 제휘가 밀알학교(발달장애인 특수학교)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며 느낀 점을 담아 ‘한 걸음’ 음원을 제작했습니다. 이에 가수 아이유가 피처링으로 함께 참여하며 더욱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밀알학교는 장애아동들이 한 걸음 더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선생님들이 직접 ‘한 걸음’ 뮤직비디오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한 걸음’ 곡으로 밀알학교 뿐만 아니라 세상의 장애아동들에게 큰 희망과 나눔을 전달한 제휘, 그의 특별한 사연을 전해드립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가수, 작곡가로 활동 중인 김제휘(28세)입니다. 대표곡으로는 아이유의 ‘밤편지’, ‘이 지금’, 정승환의 ‘눈사람’ 등이 있습니다. 2021년 5월 특수학교인 밀알학교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했고 올해 2월 전역했습니다.


가수 겸 작곡가 제휘(출처: singles)


Q. 사회복무요원으로 밀알학교에 배치되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A. 밀알학교의 존재를 사회복무요원으로 배치를 받고 처음 알게 됐어요. 저는 장애인분들을 만나본 경험이 거의 없어 입대 전 많은 걱정을 했던 것 같아요. 근무지 변경 신청을 해볼까도 고민했었으니 말 다했죠 뭐. (웃음)


많은 고심 끝에 ‘그래도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첫 출근을 했어요. 저의 마음을 알고 있던 밀알학교 선생님들과 당시 사회복무요원들은 “우선 3주만 다녀보라.”며 저를 다독여주셨어요. 3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이곳은 내가 마땅히 있어야 할 곳’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막연함과 두려움으로 시작한 곳이지만 밀알학교는 순수함과 성장 그리고 해낼 수 있는 변화들을 보여준 공간이에요. 낯설었던 밀알학교에서의 시작이었지만 지금의 저에겐 많은 감동을 선물하고 많은 영감을 준 공간이 되었습니다.


Q. 밀알학교에서는 주로 어떤 역할을 하셨나요? 

A. 밀알학교는 유치부, 초·중·고등부, 전공과로 구성된 발달장애인 특수학교예요. 저는 밀알학교에서 선생님들과 함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담당하며 아이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보조교사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밀알학교는 PBS(긍정적 행동지원) 연구학교로 아이들이 문제행동을 극복하고 더 나은 행동을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곳이에요. 밀알학교의 방향성에 발맞춰 선생님들께 열심히 배우고 아이들과도 함께하며 하루하루를 알차게 보냈던 것 같아요. 


Q. 밀알학교와 함께하며 스스로에게 변화된 것이 있나요?

A. 대부분의 사람들은 장애인을 만나게 되면 당황하거나 무서워해요. 저 또한 밀알학교를 경험하기 전에는 그랬고요. 하지만 아이들과 하루하루를 함께하며 저는 아이들의 본연의 모습, 즉 인간의 순수함을 많이 보게 된 것 같아요. 악의 없이 행하는 순수한 행동들을 보며 자연스럽게 장애에 대해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사회화가 되지 않았다. 거칠다’는 표현은 ‘장애’의 특성을 잘 알지 못했던 우리들의 편견이었다는 걸 깨달은 점이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아요. 


Q. ‘한 걸음’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A. ‘한 걸음’ 프로젝트는 제가 밀알학교에서 근무하며 느낀 점을 담아 만든 음원 프로젝트에요. 이 프로젝트는 밀알학교의 PBS(긍정적 행동지원) 교육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는데요. PBS는 학생들이 문제행동을 할 때 “아니야! 안돼!”가 아닌 “이렇게 해볼까”의 방식으로 접근하는 교육방식이에요. 


저는 밀알학교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많은 교육을 토대로 건강한 한 명의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길 바라요. 그래서 제가 잘할 수 있는 작곡으로 보탬이 되고자 했고 ‘한 걸음’이라는 곡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이 곡은 밀알학교와 같은 특수학교, 교육기관 등에서 사용을 권장하는 비상업적 음원이에요. 필요로 하는 많은 곳에서 잘 쓰이기를 바랍니다.


‘한 걸음’ 프로젝트에 함께한 제휘


Q. ‘한 걸음’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한 걸음 가사 중) 틀린 것은 없어 우린 특별한 거야 / 시작 해 볼까 천천히 가 보자

우린 포기 하지 않아 이 길의 끝까지 함께 걸어갈 거야 


저는 밀알학교에서 근무하며 ‘작은 변화’를 위해 정말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미약한 한 걸음이지만 그 작은 변화를 위해 행하는 수많은 노력들을 응원하고 싶었고 장애아동들이 세상을 즐겁게 살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더해주고 싶었어요. 


밀알학교는 아이들에게 찾아올 작은 변화를 응원하고 ‘희망찬 내일’을 기대해요. 그리고 변화의 과정 속에서 모두가 함께 성장해요. 저는 이 과정을 모두 지켜봐온 한 명으로서 이들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존경해요. 장애아동들과 장애아동을 위해 일하는 모든 분들처럼 저도 이 곡을 통해 희망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Q. ‘한 걸음’은 가수 아이유의 피처링과 함께 많은 분들이 재능기부로 함께해 주셨다고 들었습니다.

A. 제가 한 걸음 프로젝트를 한다고 했을 때 아이유 누나는 “좋은 일 하네 기특하다.”라며 저를 엄청 칭찬해 줬어요. 프로젝트의 취지를 듣자마자 참여도 흔쾌히 수락해 주었고요. 완성됐을 때도 “너무 좋은데? 되게 잘 나왔다.” 하면서 정말 좋아해 주더라고요. 누나와 함께해서 영광이었고 바쁜 스케줄에도 함께해 준 누나에게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왕 할 거 제대로 해보자!”라며 손준식 감독님께서 뮤직비디오 연출을 담당해 주셨고 원희주 감독님께서 안무를 제작해 주셨습니다. 또한 밀알학교에서 함께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했던 가수 조용근 님이 선생님들의 안무 연습을 지도해 주셨어요. 정말 귀한 능력을 가진 분들이 함께해 주신 덕분에 좋은 프로젝트가 완성될 수 있었어요. 이 자리를 통해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가수 조용근(가운데)과 밀알학교 선생님들


Q. 재능기부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모습이 인상 깊습니다. 제휘 씨에게 ‘나눔’은 무엇인가요? 나눔을 고민하는 이들에게도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저에게 나눔은 ‘커넥션’입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 내가 잘하는 것을 상대와 함께 나누며 관계를 맺어 가기 때문이에요. 하나가 둘, 셋으로 커져가며 이 프로젝트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 것처럼, 미약한 시작이더라도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어요. 그리고 그 변화들은 다시 저에게도 돌아온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나눈다는 것은 결코 손해가 아니에요. 누군가를 위해 행한 ‘한 걸음’의 작은 나눔은 물결처럼 퍼지고 퍼져 큰 변화를 일구어내요. 부디 많은 분들이 이러한 변화를 경험해 보시길 바라며 욕심 없이, 부담 없이 모두들 ‘한 걸음, 한 걸음’ 나누어보시길 추천 드려요.


‘한 걸음’ 작곡가 제휘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A. 우연한 계기로 밀알학교(특수학교)를 접하게 되었고 이곳에서의 시간은 저에게 많은 변화를 선물해 줬어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저에게 뜻깊고 소중한 기억을 만들어 준 밀알학교 학생들과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한 걸음’을 사랑해 주신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 곡이 공개된 이후 정말 많은 분들이 장애아동들에게 관심 가져주셨어요. 이걸로 전 충분합니다. 편하게 들어주시고 종종 장애아동들을 떠올리며 함께 응원해 주세요! 그것이라면 이 곡은 충분히 역할을 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미약하지만 작은 변화’, 밀알학교에서 제가 얻은 가장 큰 교훈입니다.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한 걸음, 한 걸음을 실천하며 세상 속에서 함께 나누며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이유x제휘x밀알학교 ‘한 걸음’ 뮤직비디오


밀알학교

밀알복지재단이 1997년 설립한 밀알학교는 서울특별시 강남구 일원동에 있는 발달장애인 특수학교입니다. 교육과정은 유치부와 초·중·고등부, 전공과까지 통합되어 있습니다. 밀알학교는 PBS(긍정적 행동지원) 교육의 일환으로 ‘한 걸음’ 음원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음원은 교육기관 및 장애인식교육 등 비상업적 용도로 사용 가능합니다. [음원 다운받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