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매거진

당신의 캠퍼스는 배리어프리한가요? 캠퍼스 속 배리어(barrier)를 찾아서
2020.12.10

2021학년도 수능을 끝낸 수험생들은 떨리는 마음으로 진학할 대학교를 알아보고 있으신가요? 2기 밀알 대학생 기자단인 유은비(H대학교, 4학년), 정성호(D대학교, 3학년), 최유리(S대학교, 2학년) 기자가 대학생으로서, 또 장애복지단체의 기자로서 수험생 여러분을 위해 재학 중인 대학교가 얼마나 ‘배리어프리’한 환경을 가지고 있는지 조사해보기로 했습니다. ‘배리어프리’는 1974년 유엔 장애인생활환경전문가회의에서 ‘장벽 없는 건축 설계’에 대한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등장한 개념으로, 고령자나 장애인과 같이 사회적 약자들도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장벽을 없애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근 배리어프리 환경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배리어프리를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대학교 캠퍼스도 그 중 하나입니다. 많은 대학에서 배리어프리한 캠퍼스를 조성하기 위해 학생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들의 캠퍼스는 배리어프리하지 못한 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준비한 대학교 내 배리어(Barrier)를 찾아보는 배리어프리 대학탐방!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Q. 각 대학별 장애학생 현황 및 입학전형은 어떤가요?

  

D대학교 장애학생지원센터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총 21명의 장애학생이 등록하였고, 그 중 지체장애 학생이 11명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장애학생지원센터는 인권 센터와 합쳐져 인권, 장애학생지원센터로 운영되고 있고, 교내 인권, 장애 서포터즈인 ‘듀라이츠(DU-RIGHTS)’를 통해 장애인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장애학생지원센터의 장애학생 현황에 따르면 S대학교에는 현재 총 66명의 장애학생이 등록하였고 재학 중인 장애학생 수는 60명입니다. 저희 학교는 장애학생 특별장학금 지급 도우미 운영 및 교육, 졸업기준 등 다양한 장벽 완화로 2011년, 2014년, 2017년 최우수 대학에 선정되었습니다. 


  

H대학교 서울캠퍼스에는 총 3명의 장애 학생이 재학 중입니다. 가장 놀랐던 점은 장애학생 입학전형이 없어, 현재 재학 중인 장애학생 모두 일반전형으로 입학했다고 합니다. 특별전형의 부재로 인하여 입학 자체에 어려움과 한계를 느끼는 학생들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학전형의 부재는 당연히 교내 행정과 체제, 시설에서 장애학생들을 위한 고려의 부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캠퍼스 내외 이동경로는 어떤가요?

  

D대학교 캠퍼스가 남산 중턱에 위치하여 있다 보니 교내에 언덕이 굉장히 많아 비장애인 학생들도 이동을 힘들어하는 편입니다. 지하철역에서 캠퍼스로 가는 길 역시 언덕이 가파른 구간이 있어 사실상 휠체어로는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총 4개의 학생식당 중 두 곳은 계단으로만 접근 가능하여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학생들의 선택의 폭이 제한되는 것 같았습니다. 


  

S대학교도 지하철역에서 캠퍼스에 도착하려면 언덕을 오르는 것은 필수예요. 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통학 경로가 크게 제한됩니다. 게다가 캠퍼스 내에도 오르막길이 많아 휠체어의 접근이 어려운 편입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학생회관에 엘리베이터가 없습니다. 총학생회실과 동아리실 대부분이 학생회관 4, 5층에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학생들의 기본권이 침해된다고 생각합니다. 엘리베이터 설치에 대한 건의가 많았지만 학생회관 건물 구조 자체가 엘리베이터 설치가 불가능하다는 결론만 나와 안타까웠습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교내 건물에 출입하기 위해서는 발열체크소를 통과해야 하는데 입구에 턱이 있어 휠체어 진입이 어렵습니다. 발열체크를 하는 것부터가 캠퍼스 진입의 첫 관문인 셈이죠. 어떠한 상황에서든 소수자의 인권까지 함께 생각하고 조치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캠퍼스 내 배리어프리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휠체어가 이동하기 힘든 D대학교(좌)와 S대학교(우)의 교내 오르막 

  

대학교 캠퍼스는 대부분 평지로 이루어져 있고 캠퍼스가 작기로 유명해요. 그래서 비교적 휠체어의 이동권이 잘 보장되어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교내를 둘러보니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한 건물 내에 새롭게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것을 발견하고 점차 배리어프리한 환경으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실감했습니다. 

다만 비장애 학생들도 손잡이를 잡을 정도로 가파른 계단 앞에 설치된 점자블럭을 보며 ‘과연 효과적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코로나19 때문에 건물마다 한 곳의 출입문만 개방해두었는데, 계단을 통해서만 도착할 수 있는 곳이었고 게다가 대부분 자동문이 아니라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가파른 계단 앞에 설치된 H대학교 내 점자 보도블럭 

Q. 장애학생들을 위한 제도 및 행정 서비스는 어떤가요?

  

S대학교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는 등록한 장애학생의 장애 유형과 정도에 따라서 서비스의 필요 정도를 나누고, 체계적인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딱 한 번, 장애학생 도우미가 모집되지 않아 장애인 학생이 혼자 강의를 들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지원이 부재하는 상황이나 코로나19 등의 특별상황에서 장애학생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충분히 마련해야할 것 같습니다. 


  

H대학교에는 일반도우미와 전문도우미가 한 명도 없습니다. 학교 측에서는 장애학생들을 위한 시설 및 기기 제공을 돕는다고 하지만, 시설과 기기만 있다고 해서 이용이 쉬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더욱 안타까웠던 점은 과거 진행된 장애이해 프로그램이 현재는 진행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모든 행정을 비롯한 학교 운영 시스템을 정할 때에 장애학생들에 대한 고려가 배제되었기 때문에 생긴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D대학교의 대표적인 장애학생 지원 사업은 수강신청 우선권, 도우미 및 원격교육지원 학사활동에 필요한 학습 도구 무료 대여 사업 등이 있습니다. 특히 장애학생지원센터 홈페이지와 이메일을 통해 지속적으로 취업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과 자기소개서 클리닉, 면접 교육 등 실질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장애학생 복지대학 최우수 학교로 뽑히는 서울대학교와 대구대학교처럼 장애학생지원센터 홈페이지가 활성화되어, 학교에 지원하고자 하는 예비 대학생과 재학생들이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대구대학교는 장애학생들이 ‘DU장애학생 알림이’를 통해 학교 홍보대사가 되어 특별전형 입시설명회와 장애인식개선 프로그램 등 홍보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장애 학생들이 직접 인식개선과 홍보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비장애인 학생들로 하여금 더욱 관심을 가지고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최우수 장애학생 복지대학 대구대학교의 
DU장애학생 알림이(학교 홍보대사) 발대식(ⓒ대구대학교)

Q. 배리어프리에 대해 재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다행히 H대학교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들이 SNS 게시글, 행사 등을 통해 꾸준히 배리어프리 캠퍼스를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하여 학교 축제가 비대면으로 이루어졌지만, 작년까지 교내 축제에서 배리어프리존을 운영하고, 공연관람 시 장애학생들에게 이동에 용이한 자리를 보장해주면서 목소리를 넘어 실제로 배리어프리를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D대학교에서도 인권센터와 총학생회가 협업하여 매년 장애인의 날 전후 배리어프리 관련 캠페인과 카드뉴스를 배포하고, 중앙도서관에서는 3편의 배리어프리 영화를 상영하면서 학생들에게 배리어프리의 개념과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D대학교 교육 방송국과 신문을 통해 교내 장애 제도에 대한 미흡한 부분과 장애학생 교육환경에 대한 취재를 해오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서울시와 협력하여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영상콘텐츠 제작전문가 양성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배리어프리 영상콘텐츠를 체험하고, 화면해설, 자막제작, 나레이션 녹음, 믹싱 등 실무적인 교육을 통해 많은 학생들이 배리어프리 영상물을 직접 만들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총 6편의 배리어프리 영상이 만들어져 제10회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에 상영되고 있습니다. 


  

S대학교 학생들은 지난 해 처음 개최된 인권주간행사 ‘불순물’에서 장애학생 인권에 대해 다루고, 캠퍼스 내 배리어프리 현황을 알렸습니다. 소수자의 인권을 다루는 학회지 ‘파란’에서도 장애학생 인터뷰를 진행하여 현재의 문제점을 정확히 지적했고요. 저도 신입생 때 학교 내 책자나 캠페인을 통해 배리어프리에 대해 이해하고 필요성을 자각하게 된 만큼, 학생들의 목소리는 아주 중요한 것 같습니다.

또한 S대학교에서는 주요 행사 사전에 배리어프리 수요조사를 통해 장애학생들의 참여를 파악하고 배리어프리존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올해 축제 역시 속기자막 서비스를 통해 장애학생들이 더더욱 접근하기 쉽도록 하였습니다. 


Q. 학생들의 목소리는 학교에 반영이 잘 되고 있나요?

  

아직은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건물 내 엘리베이터 설치가 이루어지기까지도 몇 년의 시간이 걸렸거든요. 학교에서 지속적으로 배리어프리 캠퍼스 조성을 위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장애이해 프로그램도 다시 운영해 더 많은 학생들이 배리어프리가 무엇인지 알고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보다 많은 캠페인과 행사를 통해 학생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담보된다면 지속적인 논의의 장이 마련되고, 학교가 보다 캠퍼스 배리어프리에 관심을 가지고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더불어 학교의 지리적 위치, 건물의 구조 등의 바꾸기 힘든 물리적 장벽은 차량보조, 도우미 등 다양한 제도를 활용하여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편적인 행사 측면에서는 충분히 배리어프리하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교내의 완전한 배리어프리를 위해서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수용하고 장애학생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구성원이며 그만큼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캠퍼스도, 학생들도, 세상은 조금씩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에겐 아직 해결해야 할 배리어(barrier)가 많습니다. 장애학생의 입학부터 졸업까지, 학교생활을 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대학과 학생 측 모두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적절한 환경이 갖추어진다면 장애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캠퍼스는 바로 그런, 적절한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배리어프리를 향한 학생들의 목소리가 커져가는 만큼, 우리는 더 발전된 배리어프리 캠퍼스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