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매거진

말라위 은코마 지역주민과 함께한 세계 장애인의 날
2017.12.29
말라위 은코마 지역주민과 함께한 세계 장애인의 날
 
2017년 12월 1일, 말라위 은코마에서는 세계 장애인의 날(12월 3일)을 맞이하여 특별한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세계 장애인의 날 행사에 참여한 은코마 치소모-밀알센터 참여자들]
 
밀알복지재단이 이 곳 말라위 은코마지역에서 장애인들과 함께 재활복지 사업을 수행해 온지도 어느 덧 5년, 우리는 이번 행사를 통해 지역주민들에게 그 동안 장애인들에게 일어난 삶의 변화를 보여주고, 비장애인들을 사업의 주체로 참여시키는 사회통합을 위한 첫걸음으로 삼고 싶었습니다. 그리하여 기존 ‘치소모-밀알’센터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해 왔던 장애인의 날 행사를 모바일케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은코마 8개 마을로 확대하여, 총 1,000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의 행사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말라위지부가 은코마 장애인들과 함께 걸어온 시간을 지역주민과 공유하고, 앞으로 함께 걸어갈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시간이 될 뜻깊은 행사인 만큼, 어떻게 하면 지역주민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고민을 거듭하였습니다. 강사섭외나 강의내용 뿐 아니라 많은 인원을 수용할만한 장소섭외부터 함께 나눌 음식까지, 말라위지부의 50여명 스테프들은 한 달 동안 고심하며 행사 당일 아침까지 준비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행사장으로 향하는 지역주민]
 
말라위지부 초기부터 지금까지 장애인들과 함께 사업을 진행 해 올 수 있도록 ‘치소모-밀알’ 센터 부지를 무상으로 임대해 주고 있는 파트너 기관 CCAP에서 이번 행사를위해 흔쾌히 은코마 교회를 제공해 주신 덕분에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장소를 확보할 수 있었고, 수많은 도움의 손길에 보답하듯 많은 지역주민들이 큰 행사장을 가득 채워주었습니다.
 
[행사 후 마련된 음식을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
 
세계 장애인의 날 행사는 은코마 교회 사수(Sasu)목사님과 정문수 지부장의 따뜻한 환영의 인사로 시작되었습니다. 프로젝트 매니저 치소모(Chisomo)의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치모소-밀알센터’의 소개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으로 함께해 온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은코마지역의 대촌장, 국회의원 및 CCAP 총회장 등 밀알의 사업을 위해 대내외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시는 외부 인사들도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 주셨습니다. 
 
행사의 마지막은 '치소모-밀알센터'의 대표활동인 ‘장애인식개선교육’으로 진행되었고, 행사의 참여자들은 먼저 준비된 영상을 시청하였습니다.  이 날 관람한 영상은 지체장애인들이 휠체어, 목발 등의 보조기구를 이용하여 춤을 추며 자신을 표현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영상이 시작되자마자 장내가 웅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장애는 감추어야 하는 불편이라는 인식이 만연한 곳이었기에 영상 속에서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춤을 추는 모습에 한번 놀라고, 거동을 위한 도구로만 여겨졌던 보조기구를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주민들은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어서 장애인수혜자 대표 피드웰(Fidwell)아저씨가 소감을 발표하였습니다. 피드웰아저씨는 지체장애인으로 5년 전 기술교육 수강생으로 ‘치소모-밀알’ 센터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기술교육을 받으며 처음 양철자재를 다뤄보던 아저씨는 지금 ‘치소모샵’ 직원으로 근무하며 지역주민을 위한 양철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일을 담당하고 계십니다. 아저씨는 소감발표를 통해, 본인의 장애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가족들의 생계를 지키는 가장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며, 행사에 참석한 장애인들에게 할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 주셨습니다. 영상 속 지체장애인 댄서들과 오늘의 피드웰 아저씨처럼, 이 시간이 은코마 지역의 다른 장애인들에게도 꿈과 희망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연설중인 피드웰 아저씨의 모습]
 
장애인식개선 프로그램은 각 마을별 주민들이 준비해 온 공연으로 이어지며 자연스러운 축제의 장으로 변했습니다.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한 팀으로 어우러졌습니다. 또한 ‘치소모-밀알센터'를 통해 변화된 장애인들과 그 가족들이 그들과 함께하는 이웃들의 삶을 노래와 연극으로 표현하였습니다. 무대라고 부르기도 힘든, 의상도 소품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 자리였지만, 진정성 있는 목소리와 몸짓을 통해 ‘치소모-밀알’과 함께하는 일상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치소모-밀알센터 장애인과 가족들의 무대]
 
세계 장애인의 날 행사는 ‘치소모-밀알’ 센터의 모든 스탭과 장애인 그리고 지역주민들에게까지 큰 감동이 된 행사였습니다. 스탭들에게는 사업을 통해 변화된 지역주민들의 모습을 확인하며 그 동안의 수고에 대한 격려와 앞으로의 방향성을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장애인들에게는 언제나 따뜻한 응원과 지지를 보내줄 든든한 이웃이 생겼고, 지역주민들과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성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은코마 마을이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 없는 사회통합을 이루는데 또 한 걸음을 내딛었다는 것이야 말로 가장 큰 성과가 아닐까 합니다.
 
이곳 말라위 지부에서 보낸 1년 6개월의 시간 동안 다양한 경험을 해 왔습니다. 회계와 행정 업무에서부터 오늘과 같은 행사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습니다. 때로는 지치기도 하고, 마음이 어려워지는 시간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다시 현장을 돌아보고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를 생각하며 새롭게 다짐하였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언제나 꿈과 희망을 잃지 않는 이곳 치소모의 장애인들, 서로 어려운 형편임에도 이웃을 외면하지 않는 은코마 지역의 주민들, 서로 하나 되어 어울리는 이들의 모습에 또 다시 힘을 내봅니다.
 
 
 Written by 말라위지부 홍정아 행정간사